수필4 문학과 정치 - 이상 문학자는 그 생활하는 성격상 생활이 다른 어떤 종류의 부문의 생활양식에 비교하여도 정신적인 고뇌가 훨씬 더 많다고 보는 것이 정당할 것이다. 이래서 그들은 생활의 물질적인 고뇌에 다른 어떤 부문의 누구보다도 강인한 인내력이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다. 만약 한 문학자가 생활 혹은 그것에 유사한 보통 원인으로 하야 그 자신의 일명을 스스로 끊었다면 이 비극성이야말로 절대하다. 문학자가 문학해 놓은 문학이 상품화하고 상품화하는 그런 조직이 문학자의 생활의 직접의 보장이 되는 것을 치욕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대라는 정세가 이러면서도 문학자ㅡ가장 유능한ㅡ의 양심을 건드리지 않아도 꺼림칙한 일은 조금도 없는 그런 적절한 시대는 불행히도 아직 아닌가 보다. 이런 데서 문학자와 그의 생활 사이에 수습.. 2023. 6. 13. 청춘 예찬 - 민태원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理性)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萬物)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 2021. 4. 11. 사도 바울의 성격 - 김교신 바울의 선생이었던 가말리엘은 희랍 문학과 철학 사조에 조예 깊기로써 당대 예루살렘 학계에 최고 대가이었을뿐더러 그 성격이 온유 중후한 것으로써 특색이 있었다 한다. 그러나 교사의 그 온유한 성격만은 제자에게 전수할 길이 없었던지 바울(당시의 사울)은 사도 되기 전부터 그 선생과는 정 반대의 열정적 성격이었다. 바리새주의의 엄격한 기질은 가말리엘의 중용적이요, 상식적인 지혜의 감화에도 영향을 받음이 없었다. 바울은 여호와와 그 율법의 명예를 위하여는 매우 열정적이었다(사도행전 22. 3). 바리새주의에 대해서도 비상한 열심이었다(갈라디아 1. 14). 무슨 한 가지 생각에 열중하게 된 때는 아주 저돌적으로 맹렬하게 그 목표를 향하여 돌진하는 성격이 젊어서부터 현저하였다. 예루살렘에 크리스천의 소단체가 형성.. 2021. 4. 1. [전문] 이태리 영화와 여배우 (1956) - 박인환 최근의 이태리 영화의 성공은 절반은 여배우들의 힘이고 그들은 하룻밤에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이태리 영화가 성공한 이유의 다른 절반은 아름다운 여성을 발견하고 카메라(원문에는 ‘아메리’로 되어 있으나 문맥상 ‘카메라’의 잘못된 표기로 보임 ─ 편집자) 앞에서 그들의 동작을 하나하나씩 지도하고 그리고 여러 번에 걸쳐서 다른 더 매력이 있는 여성의 목소리를 에프레코(후에 녹음한다는 뜻)하는 영화감독의 수완이다. 그러한 감독의 한 사람인 에마누엘 카스트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들은 아름다운 꽃이라면 보자마자 꺾어둡니다. 오피스에서도 상점에서도 공장에서도 농원으로부터라도 또는 길거리에서라도 꺾습니다.” 이러한 정도로 이태리 영화에서는 여배우가 소중하여 세계 영화 수출에 있어 영국, 불란서를 능가.. 2020. 12. 20. 이전 1 다음